폰세의 어깨에 걸린 한화의 마지막 희망, 연패 굴욕 끝내기에 도전한다
한화의 가을은 특별한 무게와 함께 찾아왔다. 이 가을, 그 무게를 견디는 주인공은 ‘리그 최고 투수’ 코디 폰세(31)다. 한화의 운명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다시 그의 오른팔에 달렸다.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29일 열리는 2025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3차전. 상대는 LG 트윈스. 한화는 잠실에서의 1·2차전을 패배로 마감하며 그 무게를 짊어진 채로 이번 경기는 단순히 ‘생존’을 건 한 판으로 치러진다. 마운드에 선 폰세는 이 무게를 견디며 운명을 결정짓게 된다.
폰세는 이 시즌 29경기에서 17승 1패, 평균자책점 1.89, 탈삼진 252개의 기록을 세우며 투수 트리플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3관왕)을 차지했다. 그는 한화의 팬들에게 ‘믿음의 상징’이자, 타 구단 팬들에게 ‘넘어가기 어려운 벽’으로 여겨졌다. MVP 후보 1순위로 떠오르며, 이제는 정규시즌을 뛰어넘어 진정한 에이스의 자리에 합당한지를 증명해야 한다.
그러나 부담은 지금껏 이보다 더 클 수 없다. 한화는 잠실에서의 1·2차전을 모두 내주었고, 한국시리즈 역사상 2차전까지 내리 패한 21번의 사례 중 2팀만이 우승했다. 그 확률은 10% 미만이다. 한화는 이미 ‘절벽 끝’에 서 있다.
김경문 감독의 불운한 기록도 계속된다. 2005년부터 두산 감독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잠실에서 10연패를 기록했던 그는, 올해 2경기 패배로 ‘12연패’라는 불명예를 추가했다.
더 큰 문제는 한화의 마운드 붕괴다. 플레이오프에서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의 활약, 그리고 문동주의 호투로 간신히 시리즈를 가져왔지만, 한국시리즈에 진입하자 불안 요소가 동시에 나타났다.
1차전에서 문동주는 4⅓이닝 동안 4실점을 내주며 흔들렸고, 필승조 정우주와 박상원도 제구가 난조로 무너졌다. 그리고 이어진 2차전에서는 ‘레전드’ 류현진마저 3이닝 동안 7실점을 내며 붕괴했다. 불펜진은 여기에 6점을 추가로 허용하며 완전히 무너졌다. 9회에 다시 정우주를 투입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선택’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타선도 답이 없었다. 1차전에서는 앤더스 톨허스트에게 굳게 막혀 2득점밖에 못했고, 2차전에서는 임찬규를 상대로 5점을 내지만 이후 LG 불펜진에는 한 점도 주지 못했다. 초반에는 득점을 기록했지만, 중후반에는 무력하게 되어가는 타격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폰세는 다시 한 번 ‘구세주’ 역할을 맡게 된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6이닝 6실점(5자책)으로 흔들렸지만, 5차전에서는 5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완벽히 반등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단 4일의 휴식 후 등판이다. 체력적인 부담이 커지며, LG 타선은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할 것이다.
만약 폰세가 무너진다면, 한화의 우승 꿈은 사실상 희망이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폰세가 정규시즌의 위엄을 되찾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그는 시즌 내내 위기 속에서도 ‘냉철함’으로 승부해온 투수이다.
지금 한화가 믿을 수 있는 것은 오직 폰세뿐이다. 불펜은 불안하고, 타선은 침묵하고 있다. 대전 홈에서, 폰세가 한 번 더 에이스의 면모를 드러낼 수 있을까.
모든 것이 걸린 운명의 경기, 한화의 마지막 희망은 지금 오후 6시 30분, 대전의 마운드 위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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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