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다저스 타선 부진 속 로버츠 감독 "이젠 진짜 기회가 올 것" 결단 예고
18이닝 동안 한 번도 주어지지 않았던 김혜성의 타격 기회. 그러나 이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월드시리즈 내내 이어진 다저스의 타격 침묵에 결국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라인업 변화’를 예고했다. 마침내 김혜성이 대타 혹은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LA 다저스는 29일(이하 한국시각)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2-6으로 패했다.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가 선발로 나서 6회까지는 2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7회 위기를 넘지 못했다. 불펜이 연속 실점하며 반격의 실마리를 잃었고, 시리즈는 2승 2패 원점으로 돌아갔다.
문제는 여전히 타선이다. 다저스는 마운드가 제 몫을 하고 있지만, 타선은 기복이 너무 크다. 토론토 입장에서는 “오타니만 막으면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 특히 하위 타선은 거의 자동 아웃 코스처럼 되어버렸다.
지난해 ‘월드시리즈의 사나이’였던 토미 에드먼을 비롯해 무키 베츠, 맥스 먼시, 키케 에르난데스 등이 모두 1할대 타율에 머물러 있다. 로버츠 감독이 뚝심 있게 9번 타자로 내세우고 있는 앤디 파헤스의 타율은 6푼7리, 대타로 자주 나오는 알렉스 콜도 2할이 간신히 넘는 수준이다. 슈퍼스타 무키 베츠마저 타율 1할대에 묶이면서, 정규 시즌 때의 폭발력은 온데간데없다.
로버츠 감독도 이를 인정했다. 그는 “우리 타선이 기복이 심하다. 아직 팀 전체가 리듬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팬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랐다. 3차전에서 승리하고도 4차전에서 완패하자, 현지 팬들은 “믿음의 야구를 고집할 때가 아니다”라며 감독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 중심에는 김혜성이 있다. 포스트시즌 개막 이후 그는 대주자로 단 한 차례 나섰을 뿐이다. 그러나 정규 시즌 타율 0.280, 출루율 0.314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루키로서 안정적인 타격을 보여줬던 만큼, “지금 같은 타선 상황이라면 써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로버츠 감독은 아직 김혜성을 타자로 완전히 신뢰하지는 않는 듯 보인다. 타율이 1할도 안 되는 파헤스를 꾸준히 내보내고, 발목 부상이 있는 에드먼을 다시 중견수로 투입하며, 대타로 콜을 사용하는 등 여전히 기존 라인업을 고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 언론과 팬들은 한목소리로 “1할 타자들이 즐비한데 왜 김혜성을 안 쓰느냐”며 감독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경기 후 로버츠 감독은 5차전 라인업에 변화를 줄 것이냐는 질문에 “아마 그럴 것 같다. 내일은 조금 달라질 수 있다”며 의미심장한 답을 남겼다. 이어 “파헤스, 콜, 로하스 중 한 명이 제외될 수도 있다”고 밝혀 사실상 교체 가능성을 인정했다.
만약 이들 중 누군가 빠진다면, 김혜성에게는 드디어 월드시리즈 타석에 설 꿈의 기회가 찾아온다. 현재로서는 대주자 혹은 대수비 요원으로 대기 중이지만, 시리즈가 팽팽해질수록 김혜성의 역할은 커질 가능성이 높다.
다저스의 타선이 여전히 침묵을 이어간다면, 로버츠 감독의 선택지는 명확하다. 바로 ‘새 얼굴’ 김혜성이다. 팬들도 언론도 이제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젠 김혜성을 써야 할 때”라고. 월드시리즈 5차전, 김혜성이 다저스의 흐름을 바꿀 ‘키맨’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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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30